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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글은 데일리메디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중노동 저임금에 시달리는 의사들 시간당 임금순위 23위…진찰료 인하·각종 규제강화 탓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직업별 임금통계에 따르면 의사의 월평균 수입은 398만원으로 전체 직업중 12위를 기록했다. 의사의 월수입이 통역가, 변호사, 한의사, 치과의사, 항공기조종사 등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특히 의약분업 후 개원가의 수입이 점점 줄어 최근 개원의들 사이에는 1차 의료기관이 붕괴될 것이라는 위기감마저 돌 정도다. 실제로 의원급 요양기관들의 휴·폐원률이 의약분업후 급속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1차 의료기관들의 현실을 상, 하에 걸쳐 진단해 본다.[편집자주]
의사, 근무시간당 임금 23위…개원의수입 봉직의와 비슷
의원급 의료기관의 하루 환자수가 50명이라고 가정할 때 특히, 진찰료 수익 외에는 초음파, 내시경 등 부대수입이 거의 없는 소아과의 경우 한달 외형수입이 약 1000만원(초·재진료 평균 8000원×50명×25일) 정도로 환산할 수 있다.
보통 2명의 간호사를 두고 있는 1차 의료기관이 월 1천만원 정도의 외형수입을 올릴 경우 이 의료기관은 간호사 인건비, 건물 임대료, 관리비, 초기투자비용에 따른 이자 등을 고려할 때 한달 순수입이 대략 300∼400여만원 안팎이다.
이는 병원급 의료기관의 봉직의 임금수준과 거의 비슷하며, 개원의로서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입 마지노선이라고 개원의들은 주장한다.
그러나 이 수입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는 개원의들이 전체 개원의의 약 절반에 달한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지난 5월 소아과개원의협의회가 서울지역 회원 1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평균 50명 이하의 환자를 보는 곳이 무려 56%에 달했다.
실제로 얼마전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표한 지난해 직업별 월평균 수입은 변호사가 621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보건의료관련 관리자 621만원, 항공기조종사 514만원, 한의사 473만원, 통역가 445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사의 월평균 수입은 398만원으로 전체 순위에서 12위를 기록했다.
또 주간 근무시간당 임금으로 환산할 경우 통역가가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변호사, 3위 보건의료관련 관리자, 4위 항공기조종사, 5위 한의사, 그리고 7위가 치과의사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의사는 근무시간당 임금 순위에서 23위를 기록, 월평균 임금순위와 큰 차이를 보였으며, 저임금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전 대입 콘텐츠 개발업체인 L모 업체가 전국 고교생 3244명을 대상으로 희망학부를 조사한 결과, 자연계 고교생 1054명 응답자중 절반에 가까운 43%가 의예과와 치의예과를 꼽았다.
또 최근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과 로레알코리아가 공동으로 서울지역 과학고 여학생 1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47%가 의사나 약사를 꿈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한 개원의는 "아직까지는 유능한 인재들이 의사란 직종을 선호하고 있지만, 현재 의사들의 실태가 알려지면 결국 이들이 의사 직종을 기피하게 될 것"이라며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의사직에 지원하면 결국은 의료의 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잦은 진찰료 인하·각종 규제강화…동네의원 직격탄
이처럼 1차 의료기관들이 불황을 겪는 이유는 환자수의 감소 탓도 있지만,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단행된 진찰료 인하와 각종 규제 때문이라는 게 개원의들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예를들어 내과계의 경우 진찰료가 지난 2000년9월에는 초진료가 1만2000원, 재진료는 8900원이었으나, 2001년7월 초·재진료가 각각 1만1500원, 8400원으로 인하된 데 이어 2002년4월 또다시 인하됐다.
또 지난 1월 초·재진료가 각각 1만500원, 7670원으로 인하된 데 이어 올 3월에 또다시 초진료는 9950원으로, 재진료 7120원으로 각각 인하됐다.
이에따라 7월말현재 초진료는 지난 2000년9월대비 약 17.1%가, 재진료는 20.0%가 각각 인하됐다.
진찰료 인하에 따른 수익감소 외에도 그동안 정부는 초진환자 산정기준을 강화하면서 1차 의료기관들은 수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다.
아울러 의약분업 전에는 약가마진을 인정해 이를 수가로 보전해 주었으나, 의약분업 이후에는 이같은 수가보전책이 전혀 없어 개원의들의 수익감소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최근 정부는 소액진료비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인상해 그 잉여금으로 암 등 고액환자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대해 1차 의료기관들은 소액진료비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을 방치해 뒀다가 결국 더 큰 의료비 부담을 환자에게 전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정책이라고 비난하며 반대하고 있다.
이처럼 종전보다 휠씬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의원급 1차 의료기관들을 정부가 어떤식으로 잘 아우러 나갈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되며, 의정간 갈등의 골이 현재보다 더 깊어지는 시간이 오지 않을까하는 우려감마저 배제할 수 없다. |